《상호부조론: 진화의 한 요소》는 러시아의 박물학자이자 아나키스트 철학자인 표트르 크로폿킨이 1902년에 펴낸 인류학적 수필 모음집이다. 이 에세이들은 원래 1890년부터 1896년 사이에 영국 잡지 The Nineteenth Century에 실린 글들이며,[1] 동물계와 과거 및 현재의 인간 사회에서 상호적으로 유익한 협력과 호혜주의(즉, "상호부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탐구한다. 이 책은 경쟁과 적자생존을 강조하는 사회적 다윈주의 이론과, 협력이 보편적 사랑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 장 자크 루소 같은 작가들의 낭만적 묘사에 대한 반론이다. 대신 크로폿킨은 상호부조가 인간과 동물 공동체의 생존에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여, 양심과 함께 자연선택을 통해 발전해 왔다고 주장한다.
《상호부조론》은 무정부주의 공산주의의 근본적인 저작으로 여겨진다.[2] 이 책은 공산주의를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적 유물론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면서, 공산주의의 과학적 근거를 다룬다. 크로폿킨은 동물의 왕국, 토착 및 초기 유럽 사회, 중세 자유 도시 (특히 길드를 통한), 19세기 후반 마을, 노동 운동 및 가난한 사람들에서 번영과 생존을 위한 상호 원조의 중요성을 고려한다. 그는 특히 사유 재산의 부과를 통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상호 원조 제도을 파괴 한 국가를 비판한다.
많은 생물학자들[3][4](그중에서도 그의 세대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진화생물학자 중 한 명인 스티븐 제이 굴드를 포함해) 역시 이 책을 협력에 대한 과학적 연구에서 중요한 계기를 마련한 저작으로 평가한다.[5]
주요 구절들
자연에서 조화와 평화만을 보게 되지는 않듯이 역시 자연에서 도살장만을 보게되지는 않는다. 루소가 자신의 사상에서 필사적인 싸움을 도외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면, 헉슬리는 정반대의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루소의 낙관론도 헉슬리의 비관론도 자연을 공정하게 해석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실험실이나 박물관이 아니라 숲이나 목초지에서, 혹은 스텝 지대 나 산악 지대에서 동물을 연구하게 되면 우리는 곧바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식하게 된다. 즉, 다양한 종들, 특히 다양한 부류의 동물들 사이에서 계속해서 엄청나게 다투고 몰살시키지만, 그와 동시에 같은 종이나 적어도 같은 집단에 속한 동물들끼리는 그러한 싸움과 몰살에 상응할 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서로를 부양하고 도와주며 보호해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회성 역시 상호투쟁과 마찬가지로 자연법칙이다.
— 표트르 크로폿킨, 『상호부조론』1장중 (1902)
표도르 크로포트킨『상호부조론』 1장 중에서
동물계에서 대다수의 종들이 군집을 이루어 살며 연합을 이루어야 생존경쟁에서 가장 좋은 무기를 얻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당연히 여기서 생존경쟁이란 다윈의 주장대로 넓은 의미에서 단순히 생존 수단을 얻기 위한 투쟁이 아니라 이 종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모든 자연 조건에 맞선 투쟁을 말한다. 개별적인 투쟁을 최소화하면서 상호부조를 최고조로 발전시킨 동물 종들이야 말로 늘 수적으로 가장 우세하며 가장 번성하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식으로 확보된 상호방어, 오래 생존해서 경험을 축적하게 되는 가능성, 더 높은 수준으로 발달하는 지능, 더욱 발전해가는 사회적인 습속 등을 통해서 종족이 유지, 확장되고 더 높은 수준으로 점진적으로 진화하게 된다. 반대로 사회성이 없는 종들은 멸망할 운명에 처한다.
↑Boucher, Douglas H. 편집 (1985). 〈The Idea of Mutualism, Past and Future〉. 《The Biology of Mutualism: Ecology and Evolution》. Croom Helm. 17쪽. ISBN9780709932383.